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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chatGPT 이미지/4차산업행정뉴스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추장과 된장, 쌈장, 간장 등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장류 제품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식품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제일제당, 대상, 샘표, 풀무원, 사조대림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 5곳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대상에는 고추장·된장·쌈장·간장 등 주요 장류가 포괄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결정하거나 거래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간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조정하는 등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장조사는 9월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되며, 프랜차이즈 본사 등 기업에 장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가격 담합이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조사는 혐의를 확인하는 단계다. 현장조사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업체들의 담합 행위가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향후 확보된 자료와 업체 소명 등을 토대로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왜 장류인가…매일 먹는 ‘밥상물가’와 직결
장류는 다른 가공식품과 달리 우리 국민의 일상적인 식생활과 밀접하다.
고추장·된장·간장은 일반 가정뿐 아니라 식당, 급식업체, 프랜차이즈 등 외식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기본 식재료다. 따라서 장류 공급가격이 상승하면 가정의 식품구입비뿐 아니라 음식점의 원가 부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재료비·인건비·물류비 등을 이유로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해 온 상황에서 주요 업체들이 경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한 것인지, 업체 간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는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다.
이번 조사가 단순히 장류 몇 개 품목의 가격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 식품시장의 가격 결정 구조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장류 업계, 과거에도 고추장 담합 제재
장류시장이 공정위의 담합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2011년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고추장 행사제품의 할인율을 약 30%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행위를 적발해 양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0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법인과 관련 임원 등에 대한 검찰 고발도 이뤄졌다.
15년여 만에 주요 장류 업체들의 가격 결정 과정이 다시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오른 만큼 이번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 설탕·밀가루 이어 장류…공정위 ‘먹거리 담합’ 감시 확대
공정위는 최근 국민 체감물가와 밀접한 식품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설탕 가격 담합 혐의와 관련해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업체에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5월에는 밀가루 제조·판매 업체들의 담합 혐의에 대해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7개 업체에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는 조사 범위가 고추장·된장·간장·쌈장 등 완제품 장류시장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가격 영향’ 규명이 핵심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장류 업체들의 가격 결정 과정에 실제 담합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소비자가 정상적인 경쟁가격보다 얼마나 높은 가격을 부담했는지 여부다.
따라서 향후 공정위 조사에서는 단순히 업체 간 연락이나 정보교환 여부뿐 아니라 가격 인상 시점과 인상 폭, 원재료 가격 변동, 납품가격 및 할인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특히 장류는 한번 가격이 오르면 가정뿐 아니라 음식점과 급식업체 등의 원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소비자 피해와 시장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반대로 원재료비·환율·인건비·물류비 상승 등 객관적인 원가요인에 따른 정상적인 가격 조정이었다면 이 부분 역시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 중소 장류업체와 소상공인 시장도 주목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은 2030년 1월까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돼 있다. 특히 일부 대용량 제품 시장은 소상공인의 사업영역 보호와도 연관돼 있다.
정부 역시 국내 장류시장의 수요 변화와 대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고려해 소상공인의 경쟁력 보호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 조사는 대형 식품업체들 사이의 경쟁 문제뿐 아니라 중소 장류 제조업체와 소상공인의 시장 경쟁환경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전문가 “조사와 위법 확정은 구분해야”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담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된다.
담합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업자 간 합의 또는 의사연락 여부와 가격 결정 과정, 거래자료 등 구체적인 증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위법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는 조사 대상 업체를 ‘담합 업체’로 단정하기보다 ‘담합 혐의를 조사받는 업체’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공정위 관계자도 현재 조사 중인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가 실제 위법행위 적발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상적인 시장 가격 결정 과정으로 판단될지는 향후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