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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속보/ 폐지방 상온 방치·수개월 초과 보관까지…감염·위생관리 허점 드러나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9.03 12:44 수정 2026.09.03 12:53

-서울시, 의료폐기물 위반 36건 적발…25명 기소의견 송치
-“단속에 그쳐선 안 돼”…의료폐기물 관리·종사자 교육 강화 필요

 

 

지방흡입 수술에서 발생된 혈액이 섞인 폐지방(조직물류폐기물)/사진 서울시제공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서울 시내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지방흡입과 성형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인체지방과 폐혈액 등 의료폐기물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료기관의 폐기물 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9월 3일 폐기물 처리기준을 위반한 성형외과·피부과 25개소에서 모두 36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위반행위자 25명을 형사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폐기물 전자정보처리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과 병원 누리집 등을 분석해 성형외과 등 112개소와 수집·운반업체 8개소 등 총 120개소를 수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2025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현장조사와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 개수대·변기에 인체지방·폐혈액 버린 사례도

이번 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인체지방과 폐혈액 등 조직물류폐기물을 개수대와 화장실 변기에 버린 불법배출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불법배출 위반은 2건이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지방흡입과 눈·코 성형수술 과정에서 나온 인체지방과 폐혈액 등을 개수대 또는 화장실 변기에 버렸으며, 의료폐기물을 일반쓰레기통에 넣어 생활폐기물과 함께 배출한 사례도 확인됐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25개 의료기관 전체가 인체지방이나 폐혈액을 변기에 버린 것은 아니다. 25곳에서 적발된 전체 36건 가운데 불법배출이 2건이고, 나머지는 보관 및 전용용기 관리기준 위반 등이다.

■ 의료폐기물을 3~6개월 이상 초과 보관

보관기준 위반은 모두 24건으로 조사됐다.

일부 의료기관은 조직물류폐기물을 일반 의료폐기물과 섞어 상온에 보관한 뒤 일반 의료폐기물로 위탁 처리했다.

보관기간이 15일 또는 30일로 정해진 의료폐기물을 규정된 기간보다 3~6개월 이상 초과해 보관한 사례도 적발됐다.

또 전용용기 사용기준 위반도 10건에 달했다.

이미 한 차례 사용한 의료폐기물 전용용기를 다시 사용하거나 전용용기에 사용 개시 연월일을 기재하지 않은 사례 등이 포함됐다.


■ 왜 위험한가…단순한 ‘쓰레기 처리 문제’ 아니다

혈액·체액·주삿바늘 등 의료폐기물은 감염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폐기물과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

특히 지방흡입 과정에서 나오는 인체지방 등 조직물류폐기물은 상온에서 빠르게 부패할 수 있어 악취와 2차 감염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전용용기에 넣어 섭씨 4도 이하 전용 냉장시설에 보관하도록 관리기준이 마련돼 있다.

따라서 인체지방이나 폐혈액을 일반 하수계통으로 흘려보내거나 일반폐기물처럼 처리하는 행위는 의료기관 내부의 위생 문제를 넘어 의료폐기물 관리체계 자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현장 종사자 교육에도 허점

이번 수사에서는 의료폐기물을 실제 취급하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교육 문제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의사·간호사 등 현장 종사자가 의료폐기물 처리기준을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의무교육을 이수했더라도 올바로시스템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료폐기물 관리가 단순히 병원 경영자의 책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술실과 진료현장에서 폐기물을 직접 취급하는 의료진과 직원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교육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시민 입장에서는 “수술실 밖 위생관리도 믿을 수 있나”

이번 적발은 성형수술을 받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민감한 문제다.

환자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의료진의 실력이나 수술비용뿐 아니라 수술실 감염관리와 의료폐기물 처리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수술 후 발생한 혈액이나 인체조직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의료기관이 적발됐다는 사실은 의료기관 전반의 위생관리 신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서울시 조사 결과만으로 적발 의료기관에서 실제 환자 감염이나 하수환경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향후 관계기관의 추가 조사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술 등으로 발생된 조직물류폐기물(폐지방 등)을 적법하게 보관하는 방법

■ 처벌만으로 끝낼 문제인가

폐기물관리법상 의료폐기물 처리기준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에 적발된 위반행위자 25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한편 수사 결과를 자치구와 공유하고 현장교육 및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의료기관까지 의료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지방흡입 수술량이 많은 성형외과의 경우 수술 건수와 의료폐기물 발생량·위탁처리량을 비교하면 비정상적인 폐기물 처리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만큼 ‘올바로시스템’을 활용한 상시 감시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도 의료폐기물 배출자와 수집·운반업체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내용과 이수 대상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적발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인체지방과 폐혈액이 수술이 끝난 뒤 어떻게 처리되는지 시민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관리 사각지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형수술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수술기술과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수술 뒤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배출·보관·운반·최종처리 과정까지 투명하게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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