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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추석맞이 기획/ 상품권은 쏟아지는데…추석 홀로 맞는 노인·취약아동은 누가 살피나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9.12 08:01 수정 2026.09.12 08:08

-서울시 2,650억 원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정부도 대규모 성수품 할인
-“살 돈이 있어야 할인도 혜택”…구매력 없는 취약계층에는 한계
-명절 한 번의 선물보다 식사·안부·돌봄 연결하는 상시 지원체계 필요

 

 

                               AI 이미지생성/4차산업행정뉴스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발행인]    추석을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각종 민생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추석을 맞아 광역·자치구 서울사랑상품권을 총 2,65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구매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고령자 전용 구매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정부도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13대 성수품을 평시보다 대폭 확대해 총 18만3천 톤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1,03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명절 대책이 상품권과 할인행사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정작 가장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혜택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상품권 5% 할인…그러나 구매할 돈이 없다면

상품권 할인은 일정 금액을 먼저 지출할 수 있는 시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생활비 자체가 부족한 저소득 독거노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조손·한부모가정 등은 상품권을 구입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0만 원짜리 상품권을 할인받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수십만 원의 현금을 지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할인율만으로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명절 지원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명절 민생대책을 마련할 때에는 '얼마나 할인해 주느냐'뿐 아니라 '누가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더 외로운 추석…홀로 사는 노인의 명절

독거노인에게 추석은 단순한 물가 문제가 아니다.

평소에는 복지관이나 경로당,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을 통해 사람을 만나지만 명절에는 오히려 사회적 관계가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가족 방문이 없는 고령자라면 명절 연휴 동안 식사와 건강관리뿐 아니라 안부 확인 자체가 중요한 복지서비스가 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연휴 중 식사와 약 복용, 응급상황 발생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정부도 올해 고독사 예방정책의 방향을 사망 이후 대응에서 사회적 고립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석과 설 같은 장기 연휴는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년소녀가장'만이 아니다…취약아동 범위 넓혀야

과거에는 부모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동을 흔히 '소년소녀가장'이라고 불렀지만 현재 복지정책에서는 보호대상아동, 가정위탁아동,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기초생활수급가구 및 차상위계층 아동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대상을 구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디딤씨앗통장 역시 아동복지시설 보호아동과 가정위탁아동뿐 아니라 소년소녀가정 아동, 기초생활수급가구 및 차상위계층 아동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명절 취약아동 대책도 과거의 '소년소녀가장'이라는 범주에 한정하지 않고 사실상 보호자가 없거나 돌봄이 취약한 아동·청소년까지 폭넓게 찾아내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명절 급식 공백도 확인해야

학교가 쉬고 일부 복지기관 운영이 축소되는 명절 연휴에는 취약아동의 식사 문제도 중요하다.

평소 학교 급식이나 지역아동센터 등의 도움을 받던 아동이 연휴기간에도 끼니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도시락이나 식품꾸러미를 한 번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식사가 가능한 환경인지, 보호자가 있는지, 긴급상황 때 연락할 사람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명절 선물 전달'에서 '명절 돌봄'으로

추석 복지정책도 이제 일회성 물품지원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에게 식품꾸러미 하나를 전달하고 취약아동에게 상품권이나 선물을 지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사회적 고립이나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은 명확하다.

첫째, 추석 전 독거노인과 고립 위험가구에 대한 전수 안부확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연휴기간 식사가 어려운 노인과 취약아동에게 도시락·급식·식품을 직접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복지 담당 공무원과 복지관, 통·반장, 생활지원사, 지역사회 민간단체를 연결한 비상 연락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넷째, 연휴 중 연락이 끊기는 고위험 독거노인에 대해서는 전화 확인을 넘어 필요한 경우 방문 확인까지 연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취약아동에 대해서도 연휴기간 식사 여부와 보호자 부재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명절 돌봄 체크리스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명절이 끝난 뒤에도 지원을 중단하지 말고 발견된 고립·빈곤 위험가구를 기존 복지서비스와 연결해야 한다.

상품권 발행액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빠졌는가'

서울시가 고령자에게 상품권 구매 기회를 별도로 제공한 것은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명절 복지정책의 성과를 상품권 발행액이나 할인율, 성수품 공급량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상품권을 구매할 경제적 여유조차 없는 노인, 가족 없이 추석을 보내는 고령자, 보호와 돌봄이 취약한 아동에게 어떤 지원이 실제로 전달됐는지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추석 민생대책의 핵심은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함께 '살 형편이 어려운 국민을 직접 찾아가는 정책'이 병행되는 것이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단기 지원을 넘어 독거노인과 취약아동을 상시적으로 찾아내고 식사·건강·돌봄·주거·경제 지원까지 연결하는 지역사회 통합지원체계가 요구된다.

풍성한 한가위라는 말 뒤에서 홀로 명절을 보내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 살피는 것.

그것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추석 민생대책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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