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행정

[기획] 서울 시내버스에 5년간 수조원 지원…그런데 왜 파업 위기는 반복되나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9.14 12:08 수정 2026.09.14 12:20

-준공영제 재정지원 계속됐지만 노사갈등 되풀이
-2026년 누적부채 1조원 돌파 전망…금융비용도 연 300억원 이상시민 세금 투입만으로 해결 안 돼…경영·임금구조 투명성 요구

 

 

                    AI 이미지생성./4차산업행정뉴스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발행인]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오는 16일 첫차부터 파업을 예고하면서 서울시가 비상수송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매년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민간 버스회사가 운행을 담당하되 운송수입만으로 표준운송원가를 충당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는 64개 회사, 7,383대, 396개 노선 규모다.

-최근 5년 예산 기준 지원 규모는

서울시의회 자료에 나타난 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 예산액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연도 준공영제 재정지원 예산을 보면, 2021년 4,561억원, 2022년 8,113억원, 2023년 8,914억원
2024년 4,000억원, 2025년 3,200억원, 5년 합계 2조8,788억원 등이다

이는 연도별 예산액 기준으로, 최종 결산상 실제 집행액과는 구별해야 한다. 같은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22~2023년 지원 규모가 크게 늘었다가 승객 회복과 버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이후 감소했다.

따라서 “서울시가 버스업체에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는데 임금을 올려달라고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서울 시내버스는 이미 상당한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누적부채’

재정지원 규모만큼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올해 4월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사업을 심사하면서, 그동안 쌓인 부채가 계속 증가해 2026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자료에서는 2026년 부족분 약 2,364억원과 전년도까지의 누적부채 8,986억원을 합치면 약 1조1,350억원의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족한 운송비용을 은행 차입 등으로 충당하면서 발생하는 금융비용도 한 해 300억원 이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시민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긴다.

“매년 수천억원을 지원하는데도 왜 부채는 쌓이고, 노사 임금갈등과 파업 위기까지 반복되는가.”

-올해도 추가 지원

2026년에도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고유가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하면서 지하철과 시내버스에 각각 1천억원씩, 모두 2천억원의 대중교통 재정지원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자료에서도 당초 2026년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사업 예산 3,500억여원에 1천억원을 증액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정지원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고 경영개선으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시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버스회사도 평가받고 있지만 실효성 따져야

서울시는 64개 시내버스회사를 대상으로 안전성 향상, 서비스 개선,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과이윤을 배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표준운송원가에 따른 정산지침도 매년 운영하고 있다.

제도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재정지원 → 업체 경영평가 → 경영개선 → 시민 서비스 향상이라는 연결고리가 실제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느냐다.

파업 때마다 서울시가 지하철을 증편하고 비상수송차량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지원금 얼마냐”에서 “어떻게 썼느냐”로

앞으로 서울시가 시민에게 공개해야 할 핵심은 단순한 총지원액만이 아니다.

업체별 재정지원액과 경영손익, 대표·임원 보수, 배당 여부, 인건비와 관리비 비중, 금융비용, 운전기사 실제 임금, 서비스 평가 결과를 종합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이미 시내버스회사의 재무상태와 임원연봉, 회계감사보고서, 회사 평가결과 등을 공개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자료들을 재정지원액과 연결해 분석하면 업체별 경영실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2025년에는 준공영제 버스회사에 민간자본이 진입할 경우 경영·재무건전성을 사전 심사하고 감독하도록 관련 조례도 강화됐다.

-시민 세금 들어간다면 책임도 따라야

준공영제는 적자노선을 유지하고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등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다. 따라서 재정지원 자체를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시민 세금이 매년 수천억원씩 투입되고 있음에도 대규모 누적부채가 발생하고 노사갈등과 파업 위기가 되풀이된다면 서울시와 버스회사 모두 그 원인을 시민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버스기사의 적정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하면서도 버스회사의 방만경영 가능성을 차단하고, 서울시의 재정지원 역시 투명하게 관리하는 ‘노동권·경영책임·시민 이동권’의 균형이 필요하다.

오는 16일 파업 여부 못지않게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20여년의 재정구조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