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빗자루를 타고
시인 /소향 조남현
새처럼 날고 싶었다
새는 깃털 하나 남겨놓고
날아가 버렸다
깃털처럼 긴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날아보자
마녀의 그 요술빗자루처럼...
하늘이도 하늘을 날고 싶다고
멍멍멍 짖으며 나를 잡는다
하늘아 우리 하늘을 날아보자
하늘아 저기 낮달이 있는 곳까지
요술빗자루 타고 날아서 가자
계수나무 있는 곳까지...
"멍멍멍 정신 차려요"
"하늘아 깜짝이야"
나는 빗자루만 보면
하늘을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시 해석
이 시는 일상의 아주 평범한 빗자루 하나에서 하늘을 나는 상상으로 훌쩍 떠나는 시인의 순수한 동심과 자유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습니다.
첫 연에서 화자는 새처럼 날고 싶어 합니다.
새는 깃털 하나만 남겨놓고 자유롭게 날아가 버립니다. 이 장면은 현실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어디든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빗자루는 마녀의 요술빗자루로 변합니다.
평범한 생활도 상상 속에서는 얼마든지 마법의 세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산을 바라보며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낮달과 계수나무가 있는 곳까지 가고 싶다는 표현은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상상 속으로 하늘이의 “멍멍멍 정신 차려요”라는 현실의 목소리가 끼어듭니다.
이 부분이 이 시의 가장 재미있는 반전입니다.
시인은 하늘을 날고 있는데, 하늘이는 오히려 현실로 돌아오라고 깨워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 속에서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하늘이의 짖음으로 만납니다.
마지막의
“나는 빗자루만 보면 / 하늘을 나는 /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는 이 시의 핵심입니다.
시인에게 빗자루는 더 이상 청소도구가 아니라 자유와 꿈을 싣고 날아가는 요술도구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속의 동심과 상상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진 속 모습과 함께 보니 이 시가 더 살아납니다.
북한산을 배경으로 빗자루를 들고 서 있는 시인의 모습 자체가 이미 한 편의 시입니다.
특히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로 끝내면서, 실제로 날아간 것이 아니라 마음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다는 여운이 남습니다,
이 시는 ‘어른이 된 동심’이 참 예쁘게 살아 있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