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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코로나19가 명절 차례 축소.폐지 등 영향미쳐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1.09.21 17:56 수정 2021.09.21 18:07

-한국갤럽 전국 성인 1천명 대상 추석맞이 조사결과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코로나19가 차례 축소·폐지 등 새로운 명절 문화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 연휴에 1박 이상의 고향 방문 계획을 갖고 있는 이들은 응답자 중 19%로 집계됐다. 

 

갤럽에 따르면 추석맞이 1박 이상 귀향 계획 응답은 1989년 이후 매번 30%를 넘었고 지난 2016년에도 39%에 달했지만 올해와 지난해(16%)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족·친척 모임이 줄어들었음은 물론, 모임을 갖는 이들조차도 방문 일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명절이면 과중한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들 사이에선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체감하는 목소리가 높다. 맏며느리 전업주부 박 모(59)씨는 “원래는 명절마다 제사상을 차리고 친척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작년 추석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자식들하고만 차례를 지냈다”고 말했다. 

 

박씨는 “시어머니가 코로나 감염을 많이 걱정하셔서 올해도 각자 집에서 명절을 쇠기로 했다”며 “어색하긴 해도 차례상이 간소해지니 편하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엄 모씨도 “남편 쪽이 대가족이라 명절이면 녹두전을 100장은 부쳐서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난해 추석부터는 시댁에 가더라도 얼굴만 비추고 바로 집에 오고 있다”며 “명절 음식 준비로 시간과 노동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코로나의 유일한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일시적으로 제사를 축소하는 것에서 나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차례를 없애는 가정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부들이 이용하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가 이번 추석부터 차례를 지내지 말자고 했다. 코로나 덕을 봤다” “유독 가부장적인 시댁인데 코로나가 영향을 준 것 같다. 며느리들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는 내용의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박씨 역시 “나야 돌아가신 시아버지에 대한 정이 있어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제사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아들이 결혼하더라도 제사는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종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주된 가족 형태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또 1인 가구로 변화하면서 최근 20년 사이에 젊은 이들을 중심으로 ‘제사를 없애도 괜찮다’는 목소리가 눈에 띄게 커졌다”며 “이런 와중에 많은 국민이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이 모이지 않는 명절’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세대 변화로 인해 제사 문화는 원래부터 점진적으로 바뀌는 추세였는데 코로나가 벌써 2년째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데 일정한 효과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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