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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탈시설·권리보장법 촉구

김용태 기자 입력 2021.09.22 07:36 수정 2021.09.22 07:54

-장애단체 탈시설권리쟁취 190일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농서
-292개 단체 참여 “누구도 시설에 남겨두지 않을 것”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농성하는 장애인

 

 

[4차산업행정뉴스=김용태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거주시설에 갇혀 지내는 중증·발달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배제·격리되어 차별의 밥상에서 한가위를 지내는 사람들에게 탈시설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한 탈시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오늘로 190일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탈시설을 권리로 보장하기 위해서 법률적으로 탈시설을 정의하고, 실천 계획을 담아야 합니다.

2020년 12월 10일, 국회의원 최혜영(더불어민주당)외 68명의 의원들이 국회에 공동 발의한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바로 탈시설을 권리로 제도화하는 법률입니다.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탈시설을 외쳤고, 법안이 발의된 이후에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은 국회에 고이 잠들어있습니다.

일부 장애인거주시설의 부모들과 시설운영자들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에 근거한 일반논평 5호에 명시된 ‘탈시설(Deinstitutionalisation)’을 권리로 보장하는 것에 대하여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심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2008년에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한 대한민국 정부의 보건복지부가 법률적으로 탈시설 용어 사용과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명백한 협약 위반입니다.
지금까지 장애인의 수많은 권리가 국가와 지역사회에 의해 부정당하고 거부되어 왔지만, 연대와 투쟁을 통해 권리를 확장하고 인정받은 역사가 있습니다.

2001년 장애인이 오이도역 리프트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 이후, 장애인들이 장애인 이동권을 외쳤을 때 ‘이동권’이라는 말도 국어사전에 없었습니다. 이동권은 2003년에 되어서야 국어사전에 등재됩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2005년에 제정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이동권’을 권리로 명시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저항으로 ‘이동권’은 법 제3조에 권리로 명시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탈시설을 권리로 명시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과정이 필요하면, 우리는 당당하게 투쟁을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확장하고 인권의 역사를 기록하겠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장애인거주시설은 민간 주도 과정에서 발전하고 성장하였습니다. 

 

1960년대 정부는 장애인에 대하여 수용과 보호 정책을 시행하였고, 지역사회에서 생존조차 할 수 없었던 중증·발달장애인들이 대부분 가족에 의해 버려지는 상황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을 선택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정부의 반인권적인 강요의 결과였습니다.

‘헬로우 기브미 껌(Hello give me gum)'을 외치던 시절 정부는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무책임으로 세월을 땜빵하며 보냈다며 변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OECD 경제 규모 11위인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장애인의 권리를 '껌값'으로 해결하겠다는 후안무치한 정책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름달을 보며 기원해봅니다.

‘탈시설’은 중증·발달장애인에게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제시한 권리입니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한가위 날 손가락을 보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기 바랍니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만남의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지난 7월에 장애인들이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되어 가면서 만남을 요구했고, 권덕철 장관은 당시 현장에서 만남에 대해 직접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만남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탈시설’을 반대하는 일부 장애인거주시설협회 부모들은 김부겸 국무총리도 너무나 쉽게 만나는 현실에서 만남 약속조차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만나서 대화하고 함께 장애인의 권리를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2021년 추석은 만남을 연결하는 날이며, 장애인의 권리가 확장되는 날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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