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가지고 장기전세주택 결과를 밝혔다/사진 경실련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경실련은 서울시와 SH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의 자산가치는 전체 33조 7천억, 호당 평균 10억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SH가 공개한 장기전세주택의 장부가는 7조 5천억, 호당 2.3억으로 시세의 1/5에 불과했다.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의 강남권 장기전세주택은 시세가 2~30억까지 형성되어 있지만 SH가 평가한 자산가치는 호당 1억 정도에 불과했다. 자산이 저평가되면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사업으로 비춰지며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공주택 사업은 사업비가 국가재정, 주택도시기금, 임차인이 90%를 충당하고 사업자 부담은 10%에 불과하고 매년 임대수익이 발생한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취득이후 자산가치도 증가하는 만큼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최소 20% 이상의 장기공공주택이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 경실련 분석결과 영구·국민임대 등의 공공주택의 자산가치는 취득가의 10배로 상승, 60조원의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SH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SH 장기전세주택 현황’에 따른 사업지구별 장기전세주택 세대수, 취득가, 장부가를 분석하여 시세와 비교했다. 총 209개 단지이며 32,964세대이다. 시세조사는 국민은행 부동산정보 등을 활용했으며, 시세조사 시점은 2021년 7월 기준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며, 2년 단위로 재계약되며 5% 정도 임대보증금을 올리고 있다. 2007년 발산, 장지지구에서 처음 공급됐다. 당시 취득가는 발산2단지 1.1억, 장지10단지 1.5억이며 둘 다 전용 59㎡(25평)이다.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 시세는 각각 7.8억, 12.5억원으로 취득가의 7~8배로 상승했다. 하지만 SH가 평가한 장부가는 각각 0.8억, 1.2억으로 취득가보다 더 낮다. 토지가치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건물 감가상각만 반영했기 때문이다.
장부가와의 차액이 가장 많이 나는 단지는 강일1지구이다.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는 시세는 1조 6,930억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으로 시세보다 1.3조 이상 축소평가 되어 있다.
이외 위례 A1-10 1조, 위례 13, 고덕리엔파크3, 세곡2지구 3단지 순으로 장부가액과 시세의 차이가 컸다. 209개 단지 전체로는 26조 2천억원 축소평가 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당 기준 가장 많이 축소된 아파트는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로 시세는 25억이지만 장부가는 1억으로 0.04배에 불과하다. 공공택지에서는 장지10단지(전용 59㎡)가 시세는 12억, 장부가 1억으로 0.09배로 가장 축소평가 되어 있다.
장기전세주택은 공공택지 건설형과 재개발재건축 매입형으로 구분된다.
재개발재건축 매입형은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대신 인센티브로 받은 용적률의 50%를 토지는 기부채납받고, 표준건축비를 지급하고 사들이는 임대주택이다.
건설형은 29,103세대로 전체의 89%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SH가 보유하고 있다. 매입형은 3,721세대로 11%에 불과하며 서울시가 많이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하면 공급이 늘고 공공주택 확보도 된다며 규제완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비계획상 용적률까지는 개발이익환수가 안되고 법적 상한선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경우에만 50% 이내에서 환수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개발재건축 사업보다는 공공택지 사업에서 절대적으로 공공주택이 많이 확보되고 있다.
장기전세주택은 취득이후 얼마나 올랐는지 조사했다. 취득가는 8.8조원으로 호당 평균 2.7억이다. 현재 시세는 33조6천억(호당 평균 10.2억)과 비교하면 취득이후 총 24조9천억, 호당 평균 7.5억 상승했고, 취득가의 평균 3.8배가 됐다.
자산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단지는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이다. 취득가는 4,048억이지만 현재 시세는 1조 6,930억으로 1조 2,882억 상승했다. 이외 위례 A1-10, 위례 A13, 고덕리엔파크 3단지, 세곡 2지구 3단지 순으로 많이 상승했으며 취득이후 시세가 4~5배로 상승했다.
호당으로는 청담자이가 가장 많이 올랐다. 취득가는 1.7억이지만 현 시세는 28.4억으로 취득가의 16배가 되었고 26.7억 상승했다. 이외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대치팰리스, 서초삼익롯데캐슬프레지던트, 도곡진달래 등 강남 재건축단지에서 매입한 장기전세주택 모두 20억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택지에서는 서초네이처힐1단지(전용 114)가 취득가 2.7억에서 시세는 21억으로 18억이상 올랐다.
경실련은 서울시의 공공주택 실태분석을 통해 지금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시기에는 기존주택 매입임대 주택은 예산을 낭비하고 부패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며 전면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이후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의 공급 평당 취득가는 25평 기준 4.1억으로 공공택지 장기전세주택 취득가 2.3억의 2배 수준으로 비싸다. 장기전세는 아파트이지만 기존주택 매입임대는 다세대주택이 대부분으로 자산가치도 장기전세주택이 더 높다. 그런데도 정부는 강제수용 공공택지는 민간에 매각하고 비싼 기존주택을 사들이며 실적 쌓기에 급급하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장기전세주택의 임대보증금도 더 인하될 필요가 있다. 전월세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시세의 80% 이하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택지에서는 장지지구 전용 59㎡의 보증금이 2007년 1.1억에서 2021년 8월에는 4.5억으로 4배로 상승했다.
매입형에서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보증금이 2009년 3억에서 2021년 8월에 10억까지 상승했다. 최초 공급시에는 시세의 5~60%로도 공급한 바 있는 만큼 보증금을 더 인하하여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서울리츠3호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 매각방침은 철회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시절 서울시는 전용 85㎡ 초과 장기전세주택을 서울리츠3호에 매각하고,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2035년 이후 매각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공주택 확대 및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평형의 공공주택을 다양한 위치에 보유해야 한다. 서울시는 매각계획을 철회하고 공공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분석결과 장기공공주택 확대는 서울시민에게는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 서울시민에게는 집값안정과 자산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다.
더 이상 서울시는 공공주택 자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공공주택사업을 적자사업으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확대해가야 한다. 특히 강제수용, 용도변경, 독점개발 등의 3대 특권을 SH 등 공기업에 부여한 만큼 공공택지 매각을 중단하고 전량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오히려 공공주택 확대효과는 미흡한 채 부당이득만 토지주와 건설업자에게 안겨주는 재개발재건축 매입임대는 확대하기 이전에 개발이익환수장치부터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