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주도내 하천에 서식하는 칡덩굴이 무차별하게 번식하고 있는 사진 |
[4차산업행정뉴스=제주본부] 제주에서 칡덩굴이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칡덩굴 제거 면적은 2022년 255㏊, 2023년 372㏊, 2024년 267㏊ 등 최근 3년간 994㏊에 이른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 이상이 칡덩굴에 뒤덮여 있던 것이다.
여름철 하루에만 줄기가 30~40㎝씩 자랄 만큼 생장력이 강한 칡덩굴은 현재 제주 산림부터 도로, 주택가까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 분화구에도 칡덩굴이 빠르게 확산해 식생이 파괴된 상태다. 칡덩굴은 높은 곳으로 타고 올라가는 습성 탓에 큰 나무라도 한 번 엉키면 성장을 멈추고, 장기간 방치되면 고사까지 이른다.
칡덩굴의 확산은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주된 영향으로 꼽힌다. 과거보다 기온이 올라간 데다 해가 떠 있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빛을 좋아하는 덩굴류가 기세를 떨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택지 조성, 도로 건설, 재선충병 감염 고사목 제거 등으로 덩굴류의 생장을 막을 수 있는 숲도 많이 사라졌다.
비상이 걸린 제주도는 올해 칡덩굴 제거를 위한 ‘총력 계획’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예산 32억9600만 원을 투입해 인력과 장비는 물론 친환경 약제를 이용한 방제에도 나선다. 6~9월에 국한됐던 제거 작업도 칡덩굴 휴면기인 1월부터 연중 실시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또 제주도는 산림조합과 연계해 칡뿌리 수매 사업(㎏당 2000원 안팎)을 벌이는 한편 제주연구원에서는 정책과제로 ‘칡덩굴 확산에 따른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주도는 ‘숲 가꾸기 패트롤’ 등 산림 일자리 사업과 공공근로 사업을 통해 필요 인력을 확보하고,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대상 마을의 환경 정비 참여와 도민참여단 운영으로 칡덩굴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인식 개선도 추진한다.
이 밖에도 담당 부서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가로변 녹지, 공원, 조림지는 공원녹지부서 △자연유산은 세계유산본부 △하천변은 하천관리부서 △도로변은 도로관리부서 △마을안길 및 농로는 읍면동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관리 체계를 개편했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칡덩굴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체계적인 제거 작업과 함께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 제주의 아름다운 숲을 되살리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