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경남 거제시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광복절 연휴인 지난 15일부터 거제에 쏟아진 비는 17일 오후까지 누적 900㎜를 넘어섰다.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15일 0시부터 17일 오후 5시까지 거제의 누적 강수량은 910㎜를 기록했다.
17일 하루에는 600㎜에 가까운 폭우가 집중됐고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124.5㎜에 달했다.
기상청은 이번 거제 집중호우를 약 200년 빈도 수준의 극한호우로 분석했다.
■ 산사태가 아파트 덮쳐…인명피해 발생
가장 큰 피해는 산사태였다.
17일 새벽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아파트 저층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주민 1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면서 집기와 시설물이 파손되고 주변 차량들도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한밤중과 새벽에 갑작스럽게 밀려든 토사와 물을 피해 긴급히 대피해야 했다.
■ 도로·주택 침수…도시 기능 곳곳에서 마비
피해는 산사태에 그치지 않았다.
옥포동을 비롯해 고현동과 장평동 등 거제 곳곳의 도로와 교차로가 흙탕물에 잠기고 일부 도로가 유실되거나 통제됐다.
침수로 대중교통 운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양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침수되면서 주민 3명이 갇혔다가 빠져나오는 상황도 발생했다.
상수관로 파손과 정전도 이어져 폭우가 그친 뒤에도 시민들의 생활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 학교까지 침수·파손
교육시설도 이번 극한호우를 피하지 못했다.
거제와 통영 지역 학교 수십 곳에서 침수와 시설물 파손 등의 피해가 확인됐다.
일부 학교는 휴업조치가 이뤄지는 등 학생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복구 과정에서는 주택과 도로뿐 아니라 학교·어린이집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의 안전점검을 우선해야 한다.
■ 주민들 “이런 폭우는 처음”
이번 호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강수량 자체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됐다는 점이다.
현지 주민들의 언론 인터뷰에서는 한밤중에 갑작스럽게 물이 불어나거나 산사태가 발생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런 폭우는 처음”이라는 취지로 당시 상황의 긴박함을 전했다.
도로와 주택에 물과 토사가 밀려들면서 차량과 가재도구 등 재산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앞으로의 복구 문제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침수주택의 경우 물이 빠지는 것으로 피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진흙 제거와 전기·가스 안전점검, 가전제품과 가구 폐기, 방역과 소독 등 실제 생활을 정상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소방당국은 거제와 통영의 구조·복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소방동원령을 잇달아 발령했다.
거제에서는 주택과 도로 침수 등을 포함한 각종 피해 신고가 2천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 집계는 응급상황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비가 완전히 그치고 본격적인 현장조사가 진행되면 농어업시설과 상가, 차량 등 재산피해 규모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 복구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이번 거제 물폭탄은 기존 방재시설이 최근의 극한호우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시간당 100㎜를 넘는 비가 내리는 상황이 현실화한 만큼 기존 하수관로와 배수펌프장, 하천, 산사태 방지시설의 설계기준이 적절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파트와 주택 바로 뒤에 급경사지가 있는 지역은 산사태 위험지역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전수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재난문자 발송에서 실제 주민 대피까지 걸리는 시간도 확인해야 한다.
고령자와 장애인, 독거가구 등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주민에게 누가 어떻게 위험을 전달하고 이동을 지원할 것인지 지역별 대피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
■ 정부·지자체가 답해야 할 과제
첫째, 피해 주민에 대한 긴급생활비와 침수주택 복구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둘째, 산사태 피해지역뿐 아니라 거제 전역의 급경사지와 옹벽을 긴급 점검해야 한다.
셋째, 하수관로와 배수시설이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호우를 감당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넷째, 침수된 학교와 공공시설은 정상운영에 앞서 전기·구조물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다섯째, 정부는 피해 규모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거제는 불과 며칠 전까지 가뭄을 걱정하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가뭄을 해소할 단비는 불과 사흘 만에 사람의 생명과 생활터전을 위협하는 기록적인 재난으로 돌변했다.
이번 재난이 남긴 가장 큰 과제는 단순한 피해복구가 아니다. 기후변화 시대의 극한호우를 기존 도시·산지 방재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지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정부와 경남도, 거제시는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와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동시에 이번 피해의 원인과 방재체계의 문제점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한편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수준의 극한호우가 17일 경상남도 거제시를 덮쳤다. 태풍에 비견될 만큼 강도와 양 모두 압도적이었던 ‘괴물 폭우’의 위력에 경남 지역에는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경남 거제에는 633.2㎜의 비가 내렸다. 1972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 역대 일강수량 가운데 이날 거제보다 많은 비가 내린 사례는 2002년 8월 제15호 태풍 루사 상륙 당시 강원 강릉(870.5㎜)과 대관령(712.5㎜) 두 곳뿐이다. 15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906.9㎜에 달했다. 평년(1991~2020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935.1㎜)에 맞먹는 양의 비가 사흘 만에 쏟아진 셈이다.
앞서 이날 새벽에는 1시간 동안에는 124.5㎜의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역시 기존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2001년 7월 5일 96.5㎜)을 한참 뛰어넘었다. 전국 종관기상관측장비(폐쇄 지점 포함)를 기준으로도 역대 4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빈도의 비라고 분석했다.
거제와 인접한 통영에서도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시간당 97.4㎜의 극한호우가 쏟아지면서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일강수량(450㎜) 역시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