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또한,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도쿄 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로부터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 본 적 없는, 팬데믹보다 더 극적인, ‘ 다른 최초의 희망’을 목격할 수도 있기에서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메달과 무관하게 선수들 도전 그 자체를 응원하는 성숙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패배하는 순간에도 스포츠맨십을 잊지 않고, 자신을 이긴 상대 선수를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며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국민들의 응원하는 모습도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올림픽은 무조건 금메달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은·동메달을 딴 선수는 죄인처럼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메달을 놓쳤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깎아내리던 모습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태극전사들과 전 국민이 함께 뛰면서 한국 스포츠의 더 나은 내일을 확인한 17일간의 축제였다.
제32회 도쿄 올림픽이 8월 8일 막을 내렸다. 우리 대표 선수들은 신체적인 한계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투혼과 도전으로 팬데믹에 지친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줬다. 개인적인 역경을 딛고 일어나 꿈에 그리던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이야기는 긍정과 열정의 드라마였다.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도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이들 모두가 국민들의 팬데믹 시름을 달래준 젊은 영웅이었다.
국민들은 아낌없는 응원으로 선수들의 도전에 함께했다. 투혼의 명승부에 울고 웃는 이들이 많았다. ‘4등’선수들이 싹쓸이 하면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평가를 받은 것이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9연패를 이룬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대표팀, 한발 더 빨리 움직이는 ‘발 펜싱’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 대표팀은 한국만의 강점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과거 불모지나 다름없던 종목에서도 값진 성과가 나왔다. 전웅태 선수는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줄기차게 도전해 이룬 첫 메달이었다.
황선우 선수는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인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5위를 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69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기초 종목인 육상과 수영, 체조에서 선전한 것도 값진 성과다.이번 올림픽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이나 기존 자기 기록의 한계를 뛰어넘어 선전한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한국 여자 배구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0위 일본을, 8강전에서는 4위 터키를 물리쳤다. .
한국 여자 배구는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음에도 여론의 따뜻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일본의 한 언론은 "한국에서는 절대적인 에이스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며 "한국 여자 배구의 강점은 한 팀으로 뭉치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선수가 김연경이다"라고 썼다. 3년 후엔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그때면 그는 36세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김연경의 30득점을 소개하며 "최고의 득점원이자 지난 2012 런던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MVP)였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30득점 이상 경기를 4차례 치른 선수"라면서 "10억 명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도 했다.
금메달만큼 값진 4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는 24년 만에 한국기록(2m35)을 새로 쓴 뒤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여자 역도 최중량급 이선미 선수와 남자 다이빙 우하람 선수도 밝은 모습으로 2024년 파리를 기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려움 속에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 대한민국 대표팀 29개 종목 354명의 선수단, 모두 수고 많았다”며,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쳐준 대한민국 선수들과 코치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미국이 도쿄올림픽 마지막 날 중국을 추월해 3회 대회 연속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해, 2012년 런던 대회부터 3회 연속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중국은 미국보다 금메달이 하나 적은 38개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개최국 일본이었다. 일본은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를 따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16위다.
금메달 6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다.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을 최대 280억달러(약 32조860억원)로 추산했다. 로이터는 “일본은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성공적으로올림픽을 진행했다”면서도 “기대했던 흥행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AP도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진짜 승자는 IOC”라고 했다. IOC는 올림픽 중계권으로만 30억달러(약 3조4300억원)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