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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고구마 수확 자료사진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한국 고구마산업이 식량 부족을 메우던 구황작물 생산에서 품종과 맛, 가공기술을 앞세운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말랭이와 칩, 제과·제빵 원료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가운데 국산 우량품종 보급과 저장·유통 개선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구마는 1763년 조선통신사 "조엄"이 대마도에서 들여오면서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동래와 제주 등으로 재배가 확산됐으며, 흉년 때 백성들의 굶주림을 덜어주는 중요한 식량으로 자리 잡았다. 재배법을 연구하고 보급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고구마는 산업화 과정에서 전분과 술 제조에 쓰이는 주정의 원료로 활용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1970년 고구마 재배면적은 약 12만7천㏊, 생산량은 약 213만6천 톤이었다. 2024년에는 재배면적 약 1만8천㏊, 생산량 약 30만5천 톤으로 줄었다. 생산량은 생고구마 기준이며 해당 통계의 천 단위 반올림 수치다.
장기적으로 생산 규모는 축소됐지만 소비 성격은 달라졌다. 농촌진흥청의 2012년 산업 분석 자료는 1990년까지 감소하던 고구마 소비가 이후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며 회복되는 흐름을 설명했다. 과거의 주식 대용에서 맛과 식감을 즐기는 간식으로 산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산 고구마 품종의 재배면적 점유율은 2016년 14.9%에서 2025년 41.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산 품종 재배면적은 2,548㏊에서 7,151㏊로 확대됐다.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 확대를 보여주는 수치다.
호박고구마형 ‘호풍미’, 꿀고구마형 ‘소담미’, 밤고구마형 ‘진율미’ 등이 보급을 이끌고 있다. 주요 재배지역인 전남 해남·무안·영암, 경기 여주·화성, 충남 당진·논산·보령 등에서도 국산 품종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가공산업에서는 제품의 용도에 맞춘 원료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6년 4월 국내 주요 고구마 11개 품종의 가공 특성과 제조 조건을 분석해 발표했다. 빵·떡·아이스크림에 쓰이는 페이스트, 말랭이, 음료용 분말, 칩 등 제품별로 적합한 품종과 제조방법을 제시했다. 가공업체가 균일한 품질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과 가공을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전분용 고구마도 새로운 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가공용 품종 ‘다원미’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 450만 주 공급하는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분업체와의 계약재배는 농가가 판매처를 미리 확보하고 가공업체가 원료 공급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 전북 김제에서는 ‘소담미’를 2022∼2024년 홍콩에 총 30톤 수출한 사례가 있다. 수출 확대에는 운송 중 부패를 줄이는 선도 유지 기술과 물류비 관리, 규격에 맞는 품질 확보가 함께 요구된다.
확인된 산업 동향을 종합하면 앞으로의 성장 과제는 국산 우량품종 보급, 가공제품 개발, 저장 손실 감소, 계약재배와 수출 판로 확보로 모아진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 대응 품종 육성과 가공·수출 산업화를 병행해 2030년 국산 품종 점유율을 5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가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병해 관리와 무병묘 공급, 생산 기계화, 공동 저장·선별 기반을 강화하고 가공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별 브랜드도 품종과 품질, 원산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육성해야 한다.
